극히 개인적인 공연후기

소란 봄 콘서트 <퍼펙트데이11> 9회차 막공 관람 후기 : 소란. 봄 향기를 타고 ~

Ho-찡찡이 2025. 3. 25. 04:19



드디어 소란 봄 콘서트인 페펙트데이11의 마지막 공연을 가게 되었다.
늘 공연은 막공이 진리라는데
상황상 소란의 공연은 첫 공연만 봤는데 그것도 퍼데의 막공이라니 나 참 대단한 것 같다.
이리 쉽게 나의 맘을 모두 빼앗겨버리다니....

오늘 공연은 4시
저번 주보다 2시간 일찍 집에서 나왔다.
일요일 오전이라 아직 차가 막히지 않는다.
1시간 10분
3주 동안 서울 나들이의 최단 시간이다.
첫 공연을 갈 때는 아직 겨울인가 싶더니 이제는 길가에 노랗게 산수유가 꽃망울을 터트렸다.
3월 한 달을 매주 서울 나들이라 너무 좋지 아니한가 ~~~
매주 갈 때마다 옷차림도 가벼워지고 오늘은 차에 에어컨을 틀어야 할까 하는 생각이 들 정도로 완연한 봄이 된 것 같다.
많은 소라너 분들이 소란의 퍼데로 봄을 시작한다고들 하는 말들이 맞는 것 같다.

오늘은 3주간의 마무리로 진미평양냉면집에서 점심을 먹을 예정이다.
나의 최애 평냉집이다.
서울 강남에 올 때면 일부러 시간 맞춰 꼭 들러서 먹고 가는 편이다.
매번 퍼데올 때마다 가고 싶었지만 ....
소란 포카가 뭔지... 제휴 식당에서의 퍼데의 기분도 느끼고 싶어서 포기했었다.
오늘은 한 동안 서울에 올 일이 없을 듯해서 점심메뉴로 결정!!!
영배 님 최애 평냉집으로 알고 있는데...  
나랑 평냉 취향이  같다니 ㅋㅋㅋ

날씨가 꽤 더운 일요일 오후 1시
시원한 냉면 먹기 딱 좋은 날이다.
그래서인지 웨이팅이 꽤 있다.
하지만 10분 정도 대기하고 식당에 들어가 냉면을 시키고 (항상 평일에 방문해서 주말에 사람이 많고 정신이 없네... )
드디어 평냉 영접
시원하고 깔끔하고 감칠맛이 가득한 이 맛 너무 오랜만이다.
(작년 12월에 오고...)
냉면 육수를 드링킹 하고 다른 평냉 집들과는 좀 다른 쫄깃한 면발과 함께 구수한 메밀의 향을 느끼면서 ~~
옆 테이블의 어복쟁반 맛있겠네 부러워하며  (다음엔 꼭 파티원 모집해서 먹으리라!!)
국물까지 싹싹 다 비웠다.
정말 육수만 따로 텀블러에 담아 가고 싶다ㅠㅠ

식전 면수로.. 맑음 그 자체인 평냉 ~ 잘 먹었습니다!


오늘도 아아 충전하고 공연장으로
3주째 오니 이 동네도 익숙해지네..
내가 20대 때 야구 보러 잠실에 자주 왔는데...
아들과 같은 야구팀 응원 다니는 것이 나의 작은 로망이었는데 아들은 야구를 좋아하지 않는다는 슬픈 사실....  
프로야구가 개막을 해서 오늘 이 동네에 야구팬들이 많이 보인다.
90년대 이 동네와 지금의 여기는 너무 많이 변해서 ㅋㅋㅋㅋ 내가 나이가 좀...
나의 찬란했던 20대의 추억이 참 많은 동네인데 이렇게 소란 때문에 다시 와보고 추억에 빠지네...

다회차 관객을 위해 또라너 선물도 주는 밴드도 있다니... 나도 3회 차 관람객이라 ㅋㅋㅋ
주소를 적어주면 집으로 또라너 선물을 보내 준다는데...
이런 혜자스러운 공연이 어디 있을까?

그리고 오늘의 순서지 나눔
앞 2회 차 모두 면호님이었는데 오늘은 누굴까 기대하는 맘으로 ~~~
오늘도 면호님♡
저번주보다 더 멋진 모습으로 밝게 웃어주심

넘김머리가 멋진 면호님


공연 시작 전 무대를 구경하는데 어라~ 면호님 베이스가 바뀌었네...
공연중에 이번에 새로 구입한 베이스라고 자랑하심 ㅋㅋㅋ
연주자들은 역시 악기 부심이 많은 걸로 ~~
소리가 매우 부드럽고 아름다운 베이스이다.
저번 악기가 더 간지나 보이기는 하는데,,,,, 나만의 취향!!

면호님 베이스가 달라졌는데? 새로 구입했다고 ㅋㅋ


드디어 공연의 시작
3회 차 관람이다 보니 여유를 가지고 오늘은 공연을 즐기리라 다짐을 했건만
첫곡 『돌아오는 날』 영배 님의 목소리만으로 시작되는 순간, 이 가슴 찡함 뭐지? 울컥이며 목에 걸리는 이건 뭐지?  
내가 아주 썁T라 주변인들이 '넌 너무 감정이 메말랐어!' ' 너는 대문자 T도 아닌 왕 대문자 T야!'라고 하는 난데 이 기분은 뭐지? 마음이 툭 떨어지는 이 느낌 어디서 느꼈더라.... 생각나지 않는다.
내가 내 마음을 추스르기 어려웠다.
내가 공연을 보다가 눈물을 흘리다니....
웬만해서 슬픈 영화를 봐도 우는 일이 거의 없는데 말이다.
겨울콘서트에서 주변에 많은 분들이 눈물을 흘려서 적응이 어려웠는데 내가 그들과 같은 감정을 느낀다는 사실이 나를 당황스럽게 만들었다.  
그리고 공연에서 너무나 듣고 싶었던 가슴 절절한 나의 소란 최애 발라드 『여기에 서서』가 퍼데에 정규 셋 리에 있어서 너무 좋았는데 앞 두 공연에서는 느끼지 못한 코끝 찡함 그러고 나서 눈시울이 붉어지는 이런 경험을 나에게 주다니.....
그리고 결국 마지막  『Good Bye 』에서 또르륵 한 방울의 눈물...  
이런 나의 모습에 내가 당황스러움
그러면서도 내가 다 늦게 소란이라는 밴드를 알게 되어 공연을 보러 다니게 되고  
이런 감동적인 자리에 내가 있을 수 있는 행운이 참 감사할 따름이다.
나도 이제 감성적인 F성향으로 한 발자국 다가선? ㅋㅋ
언니가 나한테 '너는 책으로 배운 F야!' 라고 항상 얘기하는데 이제는 아닌 듯 ㅋㅋㅋ  
MBTI  다시 해봐야지 ~~~

고~급진 편곡버전 리코타치즈샐러드
태욱님과 손하트 ♡ 멤버 모두 손하트 성공 ♡


그렇게 공연이 시작되고 역시 막공의 위력은 정말 대단했다.
막공은 처음이라서....
환호성과 떼창의 크기가 여느 공연과는 아주 다른 것이었다. 
마치 아주 커다란 파도가 되어서 나에게 밀려 들어왔다.  
그것이 밀려오는 소란의 음악들과 어울려져서 이 공간을 가득 채우는 듯했다.
나의 감정선을 완전히 퍼펙트하게 무너뜨려 버렸다.
이전에 내가 경험했던 공연들과는 다른 새로운 공연의 감정선이 있다는 것을 알려주었다.
그것은 한 아티스트를 사랑하는 팬들의 무한한 사랑이 그들에게 닿아 만들어 내는 시너지 일까?

이것이야말로 퍼펙트한 공연의 마지막이 아니가 싶다.
이래서 막공이 진리라 하는 말을 이해했다.
이곳에 있는 사람들의 마음 가짐이 많이 다르다는 것을 이미 알고 있다.  
공연을 하는 사람들도 그것을 즐기는 사람들도 우리 모두 미칠 준비가 되어있다고 시작하는 것이 말이다.
나 또한 말이다 ( 아직 나에게는 조금 어려운 덕력이 짧아서 일까? )    

공연이 끝나고 나서도 그 자리를 뜰 수 없었던 것은 마지막이라는 아쉬움도 있겠지만 그들이 나에게 주었던 감동의 여운이 여기저기에 흩어져 있어서 그것을 온전히 나의 맘속에 담아 오고 싶어 악기만 덩그러니 남아있는 무대와 비어 가는 객석을 보며 하나하나를 맘에 담았다.
이것이 끝이 아니기에 그들의 음악은 계속 지속될 것이라 믿어 의심치 않는다.

정말 퍼데11의 마지막 인사 ㅠㅠ
나에게 봄은 전부 소란이니까


소란의 공연을 여름부터 항상 첫회만 보게 되었다.
그리고 나면 여지없이 다음날 공연도 보고 싶다는 생각이 늘 들었다.
그래서 이번 퍼데는 꼭 첫 공연과 마지막 공연을 보리나 마음을 먹고 예매를 했다.  
3주 공연을 하니 2주 차도 분명히 가고 싶은 마음이 들 테니 5회 차도 원하는 자리를 보고 있다가 예매를 했다.

백암 아트홀 나의 좌석 - 시계방향으로 1회, 9회, 5회


1주차 첫공은 2열 무대가 코앞이다.
소란 멤버들의 표정 하나하나다 다 보인다.
하지만 음향이 오른쪽으로 편향되어 들린다.
전체적인 무대보다는 멤버들을 가까이에서 볼 수 있지만 백암의 2열은 1열과 단차가 없어서 1열의 사람들이 시야를 많이 가린다는 단점이다.
2열보다는 3열이 시야가 좋을 듯하다.  

2주차 5회 공연은 2층 1열이다.
취소표를 한참을 기다렸다 구매했다. ( 개인적으로 2층 1열을 선호한다. )
무대를 전체적으로 볼 수 있어서 공연에 더욱 집중이 된다.
앞자리에서는 볼 수 없었던 산책시간의 멤버들의 무브를 잘 볼 수 있다.
( 소란 멤버들의 짱꾸미를 바로 앞에서 직관할 수 있는 특권 ㅋㅋㅋ )    
자리가 거의 중앙이다 보니 음향도 양쪽으로 밸런스가 잘 맞는듯 싶어서 좋다.
( 왼쪽 벽쪽에서 소음이 많이 나서 공연에 방해가 되기도 함. 무슨 소리인지? 큰 기계 소음처럼 들림 )

3주차 마지막 공연은 1층 맨 뒷줄...  
예매당시 계속 이선좌님이 나와서 선택의 여지가 없었다.
막공은 어디든 좋다.  내 자리만 있으면 된다.
내 뒤에 사람이 없다는 장점이다.
손은 막 흔들어도 뒷사람에게 피해가 가지 않는다. ( 뒷사람이 2층에 있어서 ㅋㅋ)
산책시 내 뒤로 멤버들이 자주 왔다갔다 한다.  

백암 아트홀은 어디에 앉아도 시야가 참 좋은것 같다.
내년에도 다시 여기서 공연을 하면 좋겠다는 생각이 든다.
그러면 맘에드는 자리를 티켓팅을 잘 할텐데 말이다.
공연장을 알면 티켓팅이 좀더 쉬워지는 것은 당연한 사실이기 때문이다.  
  

딜리버리가는 영배님 - 퇴근길은 다시 안 기다린다고 하던 내가 여기에 또 있네 ㅋㅋㅋ


3월 3주 동안 3번의 같은 공연을 봤다.
누가 보면 왜 이렇게 한 공연을 여러번 보는지 잘 이해 하지 못할 지도 모른다.
사실 나도 그렇게 생각하던 1인이었다.
하지만 각각의 공연이 모두 다르게 다가왔고 내가 느낀 감정 또한 달랐다.    
수줍고 떨림이 가득했던 첫 공연.
여유롭고 능숙했던 딱 중간인 5회 차 공연.
퍼데를 보내야 하는 아쉬움과 그 아쉬움을 넘어서는 그들의 열정과 팬들을 향한 사랑하는 마음이 가득 담겨 있었던 마지막 공연.
매번 같은 공연을 3주에 걸쳐서 하면서도 어느 공연 하나 쉽게 넘어가지 않는 모습이
무대에서 관객들에게 최대한 무엇을 주려고하는 모습이 느껴지는 공연이었다.
공연장에서 소란은 참 아름다운 사람들이었다.     
      
다음 주에는 퍼데가 없다는 아쉬움이 있지만
이제는 페스티벌에서 공연장에서 다른 모습의 그들을 만날 수 있다는 기대감을 가지고
그들을 그들의 음악을 사랑하는 그리고 그들을 응원하는 한 명의 팬으로
그들에게서 받은 좋은 에너지로 이젠 일상을 살아가려고 한다.
좋은 기억을 가득 담아서 말이다.   

오늘 회식은 내가 만든 닭강정과 명란바게트 그리고 맥주~~~


공연이 일찍 끝나서 그 동네에 살고 있는 옛 친구들을 만날까 하다가 공연의 여운을 느끼고 싶어서 그냥 집으로 향했다.
소란의 음악을 들으며 나만의 회식을 한다.
집으로 돌아오는 차 안에서 무엇을 먹을지 생각하는 행복한 고민^^
사실 퍼데가 시작하면서부터 막공 끝나고 마라탕에 화이트 와인을 먹으려고 작정을 하고
김치냉장고에 러시안 잭 쇼비뇽 블랑(내가 요즘 빠져있는 와인) 한 병 시원하게 보관 중인데
오늘은 가볍게 먹고 싶은 마음이 들어서 어제 만들어 놓은 닭강정과 명란바게트에 맥주로 결정했다.  
공연이 끝난 후 집에 돌아와 맛있는 음식을 먹으면서 술 한잔 하는 여유가 너무 행복하다.
그냥 웃음이 끊이지 않다.
나 참 잘 살아가고 있구나 하는  자기만족을 느끼며 ^^~      

함께한 소란네 가족 사진



그리고...
이제 퍼데가 끝났으니 페스티벌의 시작이 아닌가~~
페스티벌 하면 소란이 인지상정이지 ㅋㅋㅋ  
멀리는 못 가고 인천에서 열리는 H.an.d에 소란 출연 소식을 듣고 바로 티켓팅을 하고
"에뷜바디 ~ 점프!!!" 하려고 잔뜩 기대하고 있었는데...  
공연 잘 보고 집에 왔는데 SNS공지에 스탠딩존이 없다고 이게 무슨 말인지???
소란 공연이 있는 스테이지가 모두 피크닉존으로 대체되었다고 하네....
이런 날벼락이...  어떡하냐고요ㅠㅠ  
나는 달리고 싶은데 말이다!!!!  
스탠딩 존 돌려주라!!!!!  




* 나의 첫 페펙트데이 공연을 보고 나서 3편의 후기를 담았다.
  아주 개인적이고 주관적인 나만의 후기다.
  후기라고 하기엔 그냥 소란에 대한 나의 덕질을 주접 떠는 글에 불과하다.
  한 참을 블로그 활동을 안 하다가 소란을 좋아하게 되면서
  어떻게든 나의 감정을 표현해 보고 싶어서 다시 블로그에 글을 쓰기 시작했다.
  언제까지 이 글들이 지속 될지는 모르지만
  내가 여유가 되고 열정이 식지 않는다면
  소란의 음악과 공연이 지속된다면
  나 또한 계속 그들과 함께 할 것 같은데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