극히 개인적인 공연후기

모노드라마 『인간실격』 : 부끄럼 많은 생애를 보냈습니다.

Ho-찡찡이 2025. 6. 19. 02:50



작년부터 공연을 보러 다니는 것이 취미가 되었다.
그래서 페스티벌이라는 곳을 다니면서 알게 된 밴드가 있다.
바로 솔루션스다.
처음은 밴드 소란을 보려고 선택한 페스티벌에 함께 출연한다는 이유로 같은 소속사 밴드라는 이유로 음악을 찾아 듣게 되었다.
첫 대면은 올해 나온 정규 3집 N/A 앨범이었다.
중고등학교 때 헤비메탈을 좋아하던 나의 감성을 완전히 저격당했다.
맞아! 난 이렇게 압이 센 음악도 좋아했었지... 하며 바로 LP구입해서 ( 오디오나 카세트로 음악을 듣던 세대라 다시 LP를 많이 발매해 줘서 너무 좋다. ) 들었다.
그리고 1집부터 정주행 하기 시작했다.
3집과는 조금 다른 감성...
그리고 다양한 장르가 있는 EP와 싱글 앨범들  
이 모든 것이 다 솔루션스의 감성이었던 것을 말이다.

아참! 연극 후기 쓰려고 들어왔지 ㅋㅋㅋ
할 수 없다.
내가 이 공연을 보게 된 이유가 솔루션스의 보컬인 박솔 님 때문인 것을 말이다.
이렇게 솔루션스를 좋아하게 되면서 자연스럽게 솔님이 연극을 한다는 것을 알게 되고 꼭 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렇게 1년이라는 시간을 기다려 드디어 공연 소식이 인스타에 딱!!!
티켓 오픈날
첫 공연으로 예약을 하고
( 이때 마지막 공연도 같이 예매를 했어야 했다. )

연극은 참 오랜만에 보는 것 같다.
마지막으로 본 연극이 한 10년 전 대학로에서 본 "늙은 도둑이야기"였다.
내가 20대 때 한창 대학로 작은 소극장들이 부흥하던 시절이라 접근성이 좋아서 대학로에 놀러 갔다가 시간 맞으면 쉽게 연극을 볼 수 있었다.
하지만 현생을 살아야 하기에 많은 것들을 포기하고 하지만 열심히 살았다.
결혼도 하고 아기도 낳고 일도 하고...
그 아기가 벌써 다 커서 군대도 다녀오고 ㅋㅋㅋ
나는 50대 중년이 되고 ~~
이 여유로움이 너무 좋다.

한강을 건너는데 하늘이 너무 예뻐서 한 장


주말이라 홍대에 사람들이 무척 많다.
주차가 어렵다고 해서 오늘은 대중교통을 이용해서  가기로 했다.
오랜만이다.
평택에서 대중교통을 이용해서 서울로 공연을 보러 오는 것은 쉽지 않다.
특히 끝나고 집으로 돌아가는 길이 너무 힘들다.
공연에서 힘을 다 소진해서 ㅋㅋㅋ
그래서 웬만하면 차를 가지고 온다.
하지만  오늘은 지하철을 이용해서...
차도 안 막히고 주차 걱정도 안 하고 지하철에서 음악도 듣고 책( 인간실격 세번째 정독 중 )도 보고 바깥 풍경 구경도 하고
공연장에서 맥주를 판매한다고 해서
공연 보면서 맥주도 한 잔 하고 ~

연희예술극장


공연장에 도착하니 벌써 줄을 서 있다.
곧 입장 시간이라 나도 줄을 섰다.  
오늘따라 날씨가 제법 '곧 여름이다! '라는 듯 햇볕이 뜨겁다.
입장을 하고 티켓을 교환하고
좌석은 자유석이라 앉고 싶은 자리에 앉을 수 있었다.
공연장에 들어섰을 때 어느 라이브 바처럼 꾸며져 있었다.
무대 위에 밴드악기들이 세팅되어 있고
무대 아래는 간단하게 음료를 즐길 수 있도록 테이블과 의자가 세팅되어 있다.
아니다 여긴 라이브 바로 설정되어 있다.
관객은 바 손님이고...
음... 나도... 설정 완료!!!
무대 전체를 잘 볼 수 있는 뒤에 앉을까 하다가 그래도 맨 앞에서 배우와 눈을 맞추며 보고 싶은 맘에 맨 앞자리에 앉았다.

인간실격 무대
맥주와 굿즈들...


굿즈를 구경하고 몇 개 사고 맥주를 한 병 사들고 자리로 돌아와 공연이 시작하기를 기다린다.
세션멤버들이 입장하고 배우가 등장했다.
이제 시작이다.
처음은 솔루션스의 보컬 박솔로 보였다.
그러다 요조로 첫 대사인
"나는 부끄럼 많은 생애를 보냈습니다."
떨리는 목소리와 입술의 작은 떨림까지
작은 손짓 하나 몸짓 하나가
바로 배우 박솔로.... 몰입해 버렸다.
그렇게 이어지면서 요조의 삶을 이야기한다.
관객과 자연스럽게 눈을 맞추며
노래를 부르며
춤을 추며
점점 요조의 삶으로 빠져들어간다.
땀을 비 오듯이 흘리며 열연을 한 배우님께 감사와 사랑을 가득 담아 박수를 보냅니다!!!

시작은 노래로 ~ 역시 명창 Fox
다케이치를 포섭하려는 요조
요조의 유일한 사랑 쓰네코
호리키와의 일탈


텍스트로 봤던 요조와 여기 무대 위의 요조는 같은 사람이지만 다르다.
책에서 만난 요조는 그냥 한 없이 우울하다.
책 전반에 시대적 분위기가 녹아있는 듯
방황하는 청춘을 대변하는 듯
우울함이 극한을 내 달린다.
책을 읽으면서 나까지 우울감에 사로잡혔다.

무대 위의 요조는 자신의 삶을 최선을 다해 살아내려는 그저 세상에 사람에 대한 두려움이 많은 아이였다.
그 아이가 제대로 자라지 못하고 그곳에 머물러 있기에 안타깝다.

커튼콜


늘 공연이 끝나고 아쉬움이 가득하다.
이 이야기가 나에게 주는 메시지가 뭘까?
나는 이야기에 무엇을 느껴야 할까?
생각이라는 것을 하게 만든다.
책을 읽고 나서 느끼는 감정이 연극 공연에서도 느껴져서 참 좋았다.
지금 나에게 주어진 아름다운 삶을 더 즐기고 감사하며 살아가야겠다.
주변의 많은 나를 사랑하고 내가 사랑하는 이들과 말이다.

그리고.... 후회가 밀려온다.
왜 마지막 공연을 예매하지 않았을까? 하고 말이다.
매진이라니...
그리고 다른 배우님의 요조도 만나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곧 다른 요조를 만나러 다시 한번 서울 나들이를 해야겠다.

공연 끝나고 알라딘서점에 들러 책도 좀 사고 저녁도 먹을 겸 합정역으로 향했다.
알라딘에서 써야 할 포인트가 좀 있어서 요즘 내가 빠져있는 히가시노 게이고 작가님의 책 몇 권 샀다.
오늘 저녁은 합정역 미분당 쌀국수로 ~
하루 종일 맥주 한 병 마셨더니 허기가 밀려온다.
국물 한 방울도 남기지 않고 비웠다.
맥주도 한 잔 같이 할 걸 하는 후회가 밀려오지만 집에 가야 하니...

미분당 양지 쌀국수
히가시노 게이고 - 갈릴레오 탐정 시리즈
인간실격 굿즈 - 현수막 리사이클 지갑 외
집에 와서 회식 ♡ 유자 하이볼에 아보카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