극히 개인적인 공연후기

J-POP 페스티벌 원더리벳 2024

Ho-찡찡이 2025. 2. 15. 23:10


원더리벳 2024 . ( 늦은 아니 정말 늦은 공연 후기다. )
24년 11월 8일 금요일
일산 킨텍스에서 열린 J-POP 페스티벌이다.
페스티벌은 올해 처음 경험해 보고 세 번째이다.
아들이 J-POP 덕후라 같이 가자고 제안을 해서 함께 하게 되었다.

아들은 고등학교 시절부터 일본 음악을 듣고 자랐다.
가끔 일본노래 커버를 해서 자신의 유튜브에 올리곤 했다.
그렇게 아들이 J-POP을 내게 영업을 하려고 무척 애를 썼다.
가끔 같이 듣기도 하고 내가 락사운드를 좋아하는 것을 알고 일본 노래들 중 강한 사운드의 음악을 들려주기도 했다.

그러던 중  내가 좋아하는 밴드 소란의 보컬 고영배가 운영하는 '고란의 소영배' 채널에서 한 J-POP 이상형 월드컵을 보고 있는데 아들이 같이 보면서 ( 아들이 열심히 설명해 줌 ) 관심이 생기기 시작했다.
그전부터 서로의 취향을 공유하고 서로가 좋아하는 음악과 밴드를 영업하고 있었기 때문에 특히 제대를 하고 함께 할 시간이 많아지고 저녁에 맥주 한 잔 하며 자연스럽게 좋아하는 음악을 공유하게 되었다.
그때 알게 된 밴드가 '스미카'였다.
나의 취향에 맞고 진입 장벽이 높지 않아 쉽게 음악을 들을 수 있었다.
특히 드럼을 치는 아라이 토모유키의 유쾌한 표정이 너무 좋았다.
세상 밝은 표정으로 노래하는 보컬 카타오카 켄타와 화려한 건반 오다와 카타유키
밴드 전체가 밝고 신난다.
어떤 가사인지는 모르지만 그냥 행복한 느낌을 주는 밴드였다.
내가 좋아하는 '소란'처럼 말이다.
계속 음악을 들으면서 소란과 많이 닮았다는 생각이 들지만 아들은 아니라고.....
요즘 아들말로는 엄마가 나보다 스미카 노래를 더 많이 아는 듯하다고, 더 많이 듣는 것 같다고 한다.
맞는 말이 나는 J-POP은 스미카 노래만 듣고 아들은 여러 가수들의 음악을 듣기 때문이겠지만....
그렇게 음악을 들으면서 나의 루틴대로 공연 가기 전에 가수들의 음악을 찾아 집중적으로 듣고 공연 날을 기다렸다.
아들과 함께하는 첫 공연이라 그것 또한 기대가 되었다.


우리는 첫째 날 공연장을 찾았다.
스미카가 해드라이너이기 때문이었다.
그리고 내가 아는 몇 안 되는 일본 밴드인 유니즌 스퀘어 가든이 나오고
나름 좋아하는 터치드와 쏜애플이 같은 날 공연이 있기도 했다.
터치드와 쏜애플은 저번 페스티벌에서 봤을 때 좋아하게 된 밴드이다.
음악을 미리 알고 있었고 직접 공연을 보고 그 매력에 빠져 버렸던 밴드들이다.
특히 쏜애플을 음악은 어딘가 모르게 어렵고 낯설고 뭔가를 불편하게 하는 경향이 있지만 들을수록 빠져들어 버린다는 것이다.

고양시에서 태어나 고등학교까지 여기서 나고 자란 아들이다.
이곳에서의  여러 가지 추억이 새록새록 피어난다.
어려서부터 킨텍스에서 하는 어린이프로그램이나 전시회 등을 많이 참여했다.
호수공원에서도 가까워 자전거나 인라인 타러 오거나 가볍게 피크닉 올 때 혹시 관심이 있는 전시회가 열리면 찾곤 했던 곳이다.  
아들의 어린 시절의 추억이 가득 담겨 있는 장소이다.  
그렇게 아기였던 아들이 이제 성인이 되어서 군대도 다녀오고 운전도 하고...
운전하는 아들을 조수석에서 바라보는 마음이 흐뭇하다.    

열심히 달려 킨텍스 주차장에 차를 세우고 주차장은 여유가 있어서 편하게 주차를 했다.
티켓교환을 하러 올라갔더니 벌써부터 사람들이 줄을 밖까지 길게 서있다.
오픈런하러 온 사람들도 많은 듯.... 공연 시작 전에 입장이 가능한지 걱정되었으니 우리는 제시간에 입장했다.

사진이 좀...
입장했을 때 첫 무대

실내에서 하는 페스티벌은 처음이라...
아침도 굶고 와서 일단 입장해서 간단하게 요기나 하자고...  
아들은 음식을 사고 나는 굿즈를 사기 위해 리빗 스테이지로 갔는데 줄이 길었다.
한 참을 기다려야 해서 첫 공연은 패스~
스미카 첫 내한인데 그래도 사야 하지 않을까 해서 타월과 티셔츠를 구매했다.
그러면서 쏜애플 슬로건도 한 장 구매했다.( 슬로건을 최대한 많이 모아 보려 한다. )
그리고 돌아왔더니... 식어버린 스테이크와 김이 빠져버린 무알콜 맥주가 테이블 위에 덩그러니...
그래도 맛은 있네... 쩝....

식었지만 맛있었던 스테이크와 무알콜 맥주


본격적으로 놀아 볼까?
분명히 아들과 같이 왔는데 왜 공연은 혼자 보고 있을까?
스테이지가 원더와 리빗으로 2개가 좀 떨어져 있어서 이동 시간이 2~3분 정도 걸린다.
서로 관심 있는 밴드가 달라서 인지 처음에는 연락해서 만나서 보고 그랬는데.... 그냥 알아서 보자고...

사실 스미카와 유니즌 가든 스퀘어를 제외하고는 아는 일본 밴드가 없어서 최대한 여러 밴드를 보려고 노력을 했다.
한 팀 끝나면 열심 걸어서 가고...
참가한 모든 밴드들이 열심히 공연하는 모습이 무척이나 보기 좋았다.
언어는 통하지 않지만 J-POP 사랑하는 많은 팬들이 같아 뛰어주고 같이 노래도 따라 부르고 락페에서 본 슬램 비슷한 놀이가 있던데 뭐라고 하는지 모르겠다. 

아일
레이나
토게나시 토게아리


토게나시 토게아리 일본 애니메이션 '걸스 밴드 크라이'의 주인공인 가공의 밴드라고 한다.
일본 애니는 성우가 직접 노래를 하는 경우가 많은 걸로 알고 있는데 이 밴드는 오디션을 통해 선발되고 직접 활동을 한다고 아들에게 전해 들었다.
나이도 많이 어리다고.... 그런데 실력은 좋은데.... 우리나라 팬들도 많고, 공연 중 일본 오타쿠들이 많이 모여 있는 분위기였다.
열기가 열기가 무지막지한 팬들로 가득했다.
토게토게 밴드를 시작으로  본격적인  페스티벌이다.
사람들도 많아지고 소리도 더 커지고 자리를 차지하려는 노력이 더 거세지고 ㅋㅋㅋㅋㅋ
그래서 이제 선택과 집중이다.
토게토게가 끝나고 원더 스테이지를 포기하고 터치드를 보기 위해 무대 앞으로 전진! 전진!
저번 페스티벌에서 너무 뒤에서 봐서 앞에서 즐기고 싶었다.
그렇게 한 시간가량 무대 앞에서 대기하며 사운드 체크하는 모습도 구경하고...
기다린 시간을 보상이라도 해주는 듯 열심 공연하는 모습이 너무 좋아 보였다.
저번에 즐기지 못했던 것 모두 불사 지르듯이 뛰고 소리 지르고 이번엔 떼창 포인트로 잘 맞추고 하! 하! 하!
젊음의 열정이 뿜뿜 쏟아지는 아름다운 밴드다.  


세상 멋진 윤민님
터치드 addiction


터치드 공연이 끝나고 열심히 뛰어야 했다.
유니즌 스퀘어 가든이 다른 스테이지에서 하고 있다.
사실 터치드 공연 중간에 이동하려고 계획이었지만 터치드 공연에 빠져 끝까지 보고 열심 뛰어서 도착.
열심 연주로 달리고 있는 중
살벌한 사운드로 무대를 부시고 있고 해맑은 우리 베이시스는 무대를 여기저기 뛰어다니고 보컬과 드러머는 그러려니 하며 자신의 것을 연주하고... 영상에서 보던 그 모습 그대로였다.
굉장히 강한 사운드로 쉬지 않고 한 시간을 달리고 마지막으로 그 유명한 Sugar Song To Bitter Step을 열창
늦게 도착해서 뒤쪽에서 보고 있는데  주위의 모든 사람들이 이 어려운 노래를 떼창을 하며 뛰기 시작하는데 정말 장관이 따로 없었다.
여기에 온 사람들은 어느 정도 다들 일어를 하는 듯했다.
나만 못 알아듣는 듯.... ( 그래서 25년 목표를 일어 공부로 잡긴 했는데 2월이 다 끝나가는 지금 시작도 안 했다는 사실 )

유니즌 스퀘어 가든
무대와 나의 거리 멀다.... 하지만 즐겁다.

유니즌 스퀘어 가든 공연이 끝나고 앞으로 전진!!!
이 무대에서 오늘의 헤드라이너인 스미카의 공연이 있다.
정말 기다리고 기다렸던 내한이라서... ( 특히 아들은 스미카의 오랜 팬으로 벌써 무대 앞에서 기다리고 있다. )
리빗 스테이지에서도 공연이 있지만 우리는 패스 ~
2개의 무대를 포기하고 쏜애플과 스미카를 무대 앞에서 보기로 했다.
내 앞에 있는 사람들도 나와 마찬가지인 듯 움직이지 않는다.
펜스를 잡았어야 하는데 너무 힘들다.
피로감이 밀려오기 시작한다.
사실 계속 공연이 이어지면 이렇게 피곤하지 않는데 아무것도 하지 않고 기다리는 시간이 지루하고 힘들다.
이렇게까지 해야 하나 생각이 들지만 공연을 보고 나면 충분히 기다릴만하다는 만족감이 드는 것은 사실이다.

쏜애플

세상 시크한 쏜애플의 등장이다.
이번에도 기대를 저버리지 않은 쏜애플의 무대이다.
실내 공연장에서 듣는 쏜애플의 음악은 또 다른 느낌으로 나에게 다가왔다.
뭐랄까.... 설명하기는 좀 힘들지만 응축된 느낌이랄까?  
잘 알지는 못하지만 말이다.  
그리고 이번 공연에서 특은 보컬 윤성현 님의 멘트가 많았다는 사실...
무대에서 몇 마디 안 하시는 걸로 알고 있는데 말이다.
1시간 공연인데 시간이 왜 이렇게 빨리 지나가는지...

쏜애플 서울


드디어 오늘의 해드인 스미카의 무대다.
내 앞과 옆으로는 일본 팬들이 무척 많았다.
일본에서부터 날아온 듯하다.
공연 처음부터 끝까지 모든 곡을 떼창을 하고 그들을 응원해 주었다..
나도 옆에서 응원법을 배울 수 있는 황금 같은 행운을 가질 수 있었다 ^^

음향 체크 시간에 등장한 스미카
다른 밴드들과는 달리 공연하듯이 노래 한 곡 완창하고 공연인 듯 체크시간을 사용하는 팬서비스인 듯하다.
세션분들이 많은 스미카의 풀 밴드가 한 지붕 아래의 가족 같은 혹은 오래된 친구들 같기도 하여 멋지게 느껴진다.
    

스미카의 등장

본 공연은 입장부터 신난다.
연주에 맞춰 멤버들이 박수를 유도하며 입장했다.
이번 공연은  내가 좋아하는 음악을 거의 모두 연주되었다.
워낙 유명한 곡들이어서 예상 셋 리스트에 있기는 했다.
이번에는 어설프게나마 떼창에도 참여하고 응원법도 따라 하고 (옆에 일본팬들의 도움으로) 즐겁게 즐겼다.
1시간이라는 시간이 어떻게 지나갔는지 모르게 지나갔다.
아름다운 사람들의 음악을 듣는 것은 참 행복감을 느끼게 해 준다.
공연 내내 즐겁고 행복감에 젖어 있었다.
또 한국에서 스미카의 공연을 볼 수 있을까?
꼭 다시 오겠다고 단독 공연으로 찾아오겠다고 했지만 왠지 어려울 듯하다.
오더라도 공연장에 내 자리는 없을 것 같기도....

스미카 - 부활의 주문
스미카 - Fiction
스미카 - Fanfare


모든 공연이 끝나고 여운이 남아 자리를 뜨지 못했다.
공연장 여기저기를 돌아다니며 사진도 찍고 마지막을 여운을 느끼며 아들과의 즐거웠던 페스티벌의 마지막을 사진으로 남기고 내년에도 다시 찾아오자며 공연장을 나섰다.    

아들과 스미카 MD Join us Towel
아들과 함께 - 행복함을 가득 담아서
마지막 한 컷


마지막으로 공연장에서 항상 느끼는 건데 과연 어떤 것이 맞는 건지
촬영을 해야 하나 아니면 그냥 즐겨야 하나 ... 공연장에서의 갈등요소인 것이다.
안 찍으면 집에 와서 후회하고
공연장에서 동영상을 찍으면서도 즐기지 못하고 이러고 있는 나 자신이 싫고...  
공연장의 딜레마인 듯
아마도 계속 촬영은 이어질 듯 ㅋㅋㅋ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