극히 개인적인 공연후기

The SORAN Concert - One Two Three : Squeeze, Be My Light, Perfect Day 11

Ho-찡찡이 2025. 3. 12. 02:18


[ 소란이 직접 기획하고 만드는 네임드 공연이 3개가 있다고 한다.
봄. 소극장 장기 공연이 퍼펙트데이
여름. 스탠딩 콘서트, 그리고 겨울 콘서트이다.
소란이라는 밴드를 알게 되면 이 세 개의 공연은 꼭 봐야 한다고 누군가가 이야기했다.
1년에 거쳐 이 3개의 공연을 보고 느낀 아주 개인적인 생각을 적어 보려고 한다.
작년 여름부터 시작된 나의 소란 덕질의 아주 개인적인  관람 후기다.  
혹은 나의 소라너 원정기 No.2 ]

2024~25 소란 콘서트 포스터


2025년....
소란은 올 해로 15년 차인 3인조 밴드이다.
내가 그들을 처음 알았을 때는 멤버가 4명이었다.
작년 여름 콘서트를 얼마 남겨 두지 않은 시점에서 드러머 편유일 님이 탈퇴를 했다.
그렇게 3인조 멤버로 첫 네임드 콘서트를 진행했다.
24년 8월 소란 여름 콘서트 『Squeeze』였다.
이제부터 나는 소라너가 되야겠다고 생각하게 된 공연이었다.

그 해 봄부터  권정열, 고영배의『십란한 밤』에 빠져 1회부터 300회가 넘는 영상을 정주행 했다.
십란 폐인이 되어 몇 달을 살았다.
언니가 '너 또 고영배 보냐? ' 이게 인사였다.
하지만 너무 재미있는 걸 어떡하냐고 ...
그러면서 7년간의 그들의 역사를 나도 모르는 사이에 알게 되었다.
그 사이에 나는 10CM와 소란의 음악을 데뷔곡부터 최신곡까지 모두 듣고 있었다.
OST와 콜라보 음악까지 찾아 듣게 되었다.
유튜브뮤직을 사용하는 나는 이들의 음악 0.01% 리스너 인증까지 받게 되었다.
나는 하나에 꽂히면 파고드는 이 편집증 같은 성향 때문에 끝을 봐야 했다.

그렇게 십란을 보면서 한결같이 느낀 건 그들이 공연이야기를 할 때마다 그들의 공연이 너무 궁금해지기 시작했다는 것이다.
자연스럽게 그들의 공연을 보러 가게 되고 팬이 되었다.

그렇게 끝을 봤을 때는 10CM보다 소란에 빠진 이유가 뭘까 생각을 해봤다. 
제일 큰 이유는 나의 음악의 성향인 것 같다.
지금 생각해 보면 어려서는 메탈을 즐겨 들었고 통기타 동아리 활동도 하고 노래방에서는 크라잉넛과 함께 말도 달리고 스팅의 음악을 사랑했던 나는 밴드만이 갖고 있는 그들의 사운드를 좋아했던 것 같다.
내가 인지하고 있지 못했던 나의 음악 성향이었던 것이다.    

소란이 어느 방송에든 출연하면 매년 봄, 여름, 겨울 콘서트를 꼭 한다고 각각의 공연의 콘셉트가 다르다고 이야기를 한다.
하루를 완벽하게 만들어 준다는 봄 소극장 장기 콘서트 퍼펙트 데이,
흡사 부흥회 같은 경외심이 필요한 뜨거운 여름 스탠딩 콘서트,
그리고 제일 화려하고 크게 공연한다는 겨울 콘서트라고 홍보를 한다.
그래서 나는 이 세 개의 공연을 다 보리라 다짐을 했다.
그리고 내가 소라너가 될지를 고민해 봐야겠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첫 번째 여름 콘서트에서 그들의 매력에 푹 빠져 소라너가 되었다.

소란의 리더이자 보컬인 고영배 님은 자신들의 콘서트를 3번 다 봐주었으면 좋겠다고 한다.
3개의 공연을 모두 다 보면 좋겠지만 그게 힘들면 3개의 공연을 보고 나서 그중 제일 자신에게 맞는 공연을 보면 좋을 것 같다고 한다.
그렇게 자신들의 공연에 대한 자부심이 가득한 것이다.

24년 한 해는 소란에게 큰 변곡점이 되는 해인듯했다.
그전의 공연을 내가 직접 보지는 못했지만 영상 속의 모습과는 사뭇 달라 보였다.
멤버의 변화에 좀 더 달라져야 한다는 그 무언가에 무게가 그들의 어깨 위에 올려져 있는 듯했다.
그래서 전과는 달라야 한다는 의지가 묻어 있는 듯했다.

2024 소란 여름 콘서트 - 예스24라이브홀
여름콘서트 MD : SETLIST 바이닐 앨범
멋지다 !!!! 소란 #고영배 #서면호 #이태욱


소란 여름 콘서트 『Squeeze 』
내가 많은 공연을 보지는 않았지만 좌석에 앉아서 보는 공연보다는 스탠딩 공연을 좋아한다.
하지만 힘이 드는 건 사실이다.
오랜 시간 서서 기다려야 한다 것이 말이다.
아무것도 안 하고 마냥 기다리는 시간이 지루하고 무료하다.
공연을 기다리는 떨림도 있긴 하지만 말이다.
그래도 막상 공연이 시작되면 이 모든 것을 잊고 모든 열정과 체력을 쏟아 낸다.
무대 위에서 가수들의 에너지를 그대로 느끼는 것이다.
그들도 우리와 마찬가지로 관객의 에너지를 고스란히 받을 것이라고 의심하지 않는다.
이번 공연이 그랬던 것 같다.
가수와 관객, 소란과 소라너의 관계가 이렇게 큰 에너지가 되어 나에게로 고스란히 전해졌다.
그래서 나는 소라너가 되었다.

작은 소극장의 공연을 주로 본 나는 이번 여름콘서트는 규모가 꽤 큰 버라이어티 적 요소가 많이 들어간 공연이었다.
내가 알고 있는 밴드의 공연은 무대의 연출보다는 밴드의 연주와 보컬의 노래에 중점을 두고 공연이 이루어지는데 소란의 이번 공연은 달랐다.  
공연의 연출은 연출대로 그리고 연주는 연주대로 그 이상의 합을 보여주었다.
특히 보컬 영배 님의 감성 짙은 목소리로 이 공연장을 가득 채우는 그의 내공이야 말로 그들이 이야기하는 '경외심'이는 한 단어가 저절로 느껴지는 현장이었다.
특히 오프닝이 압권이었다.
시작부터 심장을 마구마구 두들겨 무대의 막이 열리기도 전에 나의 기대감은 최고조 치닫았고 드디어 막이 열리며 나타난 밴드 소란은 내가 아직 입덕을 부정하고 있던 작은 부분을 완전히 사라지게 만들었다.
그렇게 두 시간가량의 공연은 나를 소라너라 지칭하게 만들었고 이렇게까지 덕질을 글로 쓰게 만들었다.
흥분의 도가니라는 흔한 말로 공연을 이야기하고 싶지는 않지만 그렇게 밖에 표현할 수 없는 나의 어휘력을 원망하며...

소란 - 괜찮아


늘 공연이 끝나면 공연장에 남아 시간을 좀 보내는 것을 좋아한다.
빈 무대를 보면서 오늘의 공연의 여운을 느끼고, 불이 켜진 후 같이 공연을 즐겼던 사람들의 표정을 보는 것도 좋아한다.
한없이 행복함과 아쉬움이 공존하는 그들의 표정이 아마도 나의 표정과 같을 것이다.
공연장을 나와서도 오늘은 발이 떨어지지 않는다.
사진도 몇 장 찍고 스타의 퇴근길도 구경하고 ㅋㅋㅋㅋ
집으로 돌아오는  길의 플리는 소란의 음악으로  차 안을 가득 채웠다.
그리고 드는 생각.... 내일도 가고 싶다.
하지만... 현생을 살아야 하지.....

공연 끝나고 나는 소라너다 !!!!!
영배님 퇴근길 ( 다음부터는 그냥 집에 가자.... 이러고 있는 나에게 현타 옴ㅠㅠ)


그렇게 소란에게 입덕을 하고 나는  페스티벌이라는 곳도 가보고 기획공연이라는 공연도 찾아갔다.
소란의 공연이 그렇다. 보면 다시 보고 싶어 져서 다음 공연을 예매하게 된다.
 '목소리'라는 싱글도 발매되면서 여러 가지 이벤트에 참여도 해보고 선물도 받아보고 나의 덕질의 역사를 글로 쓰기 시작하고 나의 일상에 많은 부분이 달라지기 시작했다.

그렇게 겨울이 오고 24년이 지나가고 소란의 겨울 콘서트 "BE MY LIGHT"를 기다린다.  
늘 티켓팅이 문제다.
누구나 공연을 앞에서 보기를 원하지만 나는 늘 실패를 했다.
그래서 이번도 소란과의 거리는 멀다.
그래도 괜찮다.
내가 그곳에 있다는 사실만이 행복감을 느낄 수 있다.

이번에 발매된 『목소리』는 미리 선공개가 되어 여러 공연에서 시연이 되었다.
나도 공연장에서 직접 들어보고 싶어서 공연장을 찾기도 했다.
음악을 들으면서 느낀 것은 소란이 점점 더 락스타가 되어가는 것 같았다.
겨울 공연 전 마지막으로 갔던 군산 공연에서의 소란은 그냥 완벽에 가까운 락스타였다.  
나의 락스타!!!

소란의 음악이 더욱 락킹 해지면서 영배 님의 목소리가 락사운드에 맞춰 성대를 갈아 끼우는 듯했다.
음원에서 듣는 감성적인 목소리가 아닌 공연장 천장도 뚫을 듯한 락스타의 모습 자체인 것이다.
이번 겨울 공연이 그랬다.

2025 소란 겨울 콘서트 - 블루스퀘어 마스터카드홀
Be My Light 소란 #고영배 #서면호 #이태욱
조명이 너무 멋진 무대
나의 시야... 다음에 잘 하자 티켓팅!

공연장에 들어서자 내가 예상했던 소란의 무대는 아니었다.
무대는 막으로 가려져 있고, 무대 뒤에는 큰 LED가 있을 거라고 생각했는데
무대는 오픈되어 있고 인더스트리얼 감성의 철제들이 무대 중앙에 설치되어 있었다.
소란의 아기자기했던 예전의 무대와는 사뭇 다르다는 생각이 들었다.
푸른색 조명으로 커튼을 내린 듯 한 무대와 그 안의 세팅되어 있는 악기들이 이번 공연 잘 지켜보라고 우리 완전 다른 공연을  준비했다고 기대하라고 이야기하는 듯했다.

그리고 불이 꺼지고 시작된 공연.
목소리 가사처럼 깜깜한 터널 끝 저 빛처럼 들려오는 소란의 목소리 그리고 소란의 등장! 두~둥~
그리고 쉴 틈 없이 달리는 연주와 노래.
예상하지 못했던 셋 리스트로 나를 한 번 더 놀라게 했다.
( 사실 공연 전에 영배 님이 개인 방송에서 예상 셋 리를 공유했는데 설마설마했는데 적중률 거의 100% )
그냥 그대로가 아닌 '편곡이 미쳤다!'라는 표현이 맞겠다.
내가 알고 있던 노래가 아니라 새로운 음악으로 "음, 나 밴드야!"라고 하는 듯했다.
미친 편곡에 맞춰 쏟아지는 조명이 강렬하기도 아름답기도 때로는 따뜻하기도 했다.

특히 공연 초반 『구름의 그림자 위에 』음악이 연주될 때 위에서 무대를 비추고 있던 커다란 원형 조명이 내려오면서 혹 우주선....   원형 LED 였다.
비행기 창문으로 구름 위를 비행하는 듯, 구름 위에 비행기의 그림자가 비치는 영상이었다.
이 노래의 스토리와 같이 함께 여행을 떠나는 듯 감동이 밀려왔다.
이렇게 충격적이고 아름다운 연출이 숨어 있을 줄이야.

그 조명 아래 밴드 소란과 소라너 서로에게 힘이 되어주는 존재임이 확실하다.
내 주변에 앉은 여러 소라너 분들이 내뿜는 감동의 기운이 나에게 전달되는 듯하다.
너무 많이 울으셔서....
여기 공연장이서 나만 F가 아닌가 봐 하는 생각이 들었다.
어쩌면 소란과 함께한 시간이 길었던 이들 일 수도 있다는....   새싹 소라너가 느낄 수 없는 그 무언가가 있을 것이다.
공연 내내 느꼈던 감동과 즐거움 그리고 또 한 번의 경외심,
내가 이곳에 함께 할 수 있어서 내가 나 자신을 소라너라 지칭할 수 있어서 행복한 하루였다.
첫회 공연을 보고 여전히 내일은 더 멋있을 텐데..... 하는 아쉬움이 크다.
내일은 다른 일정이 있어서...

이젠 정말 폰을 바꿔야겠다....
공연 후.... rock n' roll

내일도 일정이 있어서 막공은 볼 수없었다.
그래서 다가올 봄 콘서트 퍼펙트데이는 꼭 첫 공연과 마지막 공연을 보리라 다짐을 하며 아쉬운 맘을 달래며 집으로 돌아오는 차 안은 소란의 노래『돌아 오는 날』의 화자처럼 너무 행복하다.
다시 함께 할 수 있기 때문이다.
매번 공연이 끝나면 돌아가는 팬들에게 작은 선물을 준다.
여름에는 시원한 카프리썬 음료를 제공했고 이번에는 소란 연력과 귀여운 바나나 맛 우유
작은 부분 하나 신경 써주는 이들의 마음이 참 따뜻하다.
공연 후 집에 오며 술이 당긴다.
내일 일정이 있어서 간단하게 맥주와 로스트 치킨 그리고 소란의 음악으로 회식이다.

콘서트 선물 - 소란 연력(액자로 만들어서 보관 중)
소란 콘서트 냠냠 선물
나혼자 회식 - 신동엽 생맥주와 로스트 치킨

소란의 겨울콘서트가 끝나고 바로 공연장에서 퍼펙트 데이 11 공연을 예고했다.
겨울콘 이제 끝났는데 바로 봄 콘서트 공지라 너무 행복하잖아~ 하! 하! 하!

소란의 대표 세 개의 공연 중 이제 봄 퍼펙트 데이만 남아 있다.
400석가량의 소극장이라고 하니 어디서도 시야는 좋겠지만 이번에는 티켓팅을 잘해서 앞자리를 노려보자...
첫째 주 토요일 공연과 마지막 공연, 그리고 둘째 주 토요일 공연을 예매할 예정이다.  
일단 막공이 경쟁률이 높다고 하니 먼저 공략을 해보자....
하지만 들어가서 누르는 자리마다 이선좌 님께서 계속 나온다ㅠㅠ
이러다 자리 없겠다는 생각에 뒷자리로 그냥 예매를 했다.
그리고 첫 주차 토요일 공연도 자리가 영....
그래도 예매를 했으니 다행이다라는 생각을 하며 나를 위로하고 있을 때쯤
조카한테 문자가 왔다.  '이모 여기 예약했어요.' 라고 금요일 첫공 2열이다.  
이렇게 앞자리를..... 너무 기분이 좋다.
금요일이라 스케줄을 변경해야 하는 번거로움이 있지만 괜찮다.
그리고 2주 차 토요일 공연을 예매하려고 들어 갔는데 자리가 없다...
윽.... 아쉽다. 하지만 취소표가 나오겠지.....
그렇게 몇 주 지켜보니 내가 원하던 자리( 2층 1열 )로 취소표가 나와서 예매를 했다.
3월 한 달은 매주 소란의 공연을 볼 수 있다.
봄과 함께 소란을 만날 수 있다는 것이 너무 좋다.    

소란 퍼펙트데이11 - 백암아트홀

드디어 퍼펙트 데이 11이 시작되었다.
이번 공연 홍보를  소란 집에 놀러 오라는 것을 보고 이번 공연은 객원 멤버 없이 소란만 공연을 하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그것도 괜찮을 것 같았다.
집에 친구들 놀러 와서 기타 치며 노래 부르며 게임도 하고 맛있는 거 먹으며 수다 떨며 즐겁게 놀던 어린 시절을 기억이 자동 재생되면서 그런 분위기의 공연이라면 정말 재미있겠다는 생각도 했다.
이런저런 상상을 하며 드디어 퍼펙트데이 11 첫 공연을 보게 되었다.
작은 규모의 소극장에서 열리는 총 9회 차 공연이다.
내가 좋아하는 밴드의 공연을 이렇게 가까운 곳에서 들을 수 있는 게 얼마만인가?
20대 때 대학로 소극장에서 김광석 님, 박학기 님의 공연을 마지막으로 이런 감성 정말 오랜만이다.
그때는 대학로에서 연극과 뮤지컬, 콘서트를 자주 보러 다녔는데 지금의 대형 공연과는 재질이 다른 공연들이라 지금 이곳에 들어와 공연을 기다리면서 그때의 감성이 묻어 나와 마음이 뭉클해지는 기분이 들었다. ( 나의 찬란했던 20대 여 ㅠㅠ)
무대 위에 건반과 드럼이 세팅되어 있는 걸 보니 나의 상상은 그냥 상상으로....
이제까지 내가 본 소란의 공연에서는 태욱 님과 면호님은 악기를 1개로 진행하는 경우가 많았다.
오늘은 악기가 2개씩 세팅되어 있어서 뭔가 좀 다른가 하는 생각이 들면서 저 악기들의 소리를 빨리 들어 보고 싶었다.   
( 면호님은  콘트라베이스도 함께 ~ )

소란의 집들이 무대 - 따뜻한 감성의 돋보이는 화이트톤의 인테리어ㅋㅋ
소란의 악기들 - 한 번 연주해 보고 싶다.


불이 꺼지고 무대에 소란의 등장으로 공연이 시작되었다.
첫곡부터 이어지는 편곡에 미친 공연이다.
어떻게 이렇게 멋지게 노래가 다르게 달라질 수 있지? 하며 탄성과 환호를 번가라 가면서 질렀다.   
소란 공연에서 잘 들을 수 없었던 곡들을 들을 수 있는 퍼데를 기대하고 왔기에  만족도 최상이다.  
이번 공연의 특징은 어쿠스틱 공연이라고 한다.
일렉기타를 사용하지도 MTR도 사용하지 않았다고 한다.
공연장에서는 잘 몰랐는데 촬영된 영상을 보니 늘 나오던 다른 악기들의  연주와  코러스가 빠져있었다.
그래서인지 공연 내내 음악이 참 따뜻하다는 생각이 들었던 것 같다.
특히 베이스의 울림이 너무 좋았다.  
내 자리가 면호님 앞이라 손끝 하나하나 움직일 때마다 울리는 소리가 너무 아름다웠다.
그리고 태욱 님의 클래식 기타 나일론 줄에서 느낄 수 있는 풍성하고 짙은 소리에 영배 님의 감성적인 목소리와 함께 연주되면서 이 세상에서 제일 슬프고 아름다운 음악으로 완성되었다.

목소리 - 주변 소음 주의


겨울 콘서트가 끝난 지 얼마 되지 않았는데 봄콘서트의 음악이 모두 편곡되어 있었다.
정말 공연에 진심인 사람들인 것 같다.
겨울콘과는 음악의 방향성이 전혀 달라 다른 밴드의 공연에 온 것 같은 느낌이 들었다.  
멤버들끼리 잼을 하는 듯 눈을 마주치며 연주하는 모습이 너무 아름다웠다.
전주가 나올 때 이 노래가 뭐지 하다가 멜로디가 나오자마자 탄성을 자아내게 했다.
이 좋은 음악을 퍼데에서 만 들을 수 있는 건가 그러면 너무 아쉬울 텐데....  
아마도 페스티벌에서도 다른 공연에서도 다시 듣기는 어렵지 않을까 하는 생각에 음악 한곡 한곡을  소중하게 집중해서 듣고 그 감동을 마음에 담았다.
단 한곡도 허투루 만들지 않았다는 이런 것이 소란의 근본이라는 듯 아무렇지도 않게 당연하듯이 그들은 공연을 만들어 간다.
참 힘든 일인데 말이다.
어떤 일이든 당연한 것은 없는데 말이다.
그들이 노력이 절실하게 느껴져 마음 한쪽이 아리기도 하다.
하지만 항상 유쾌하고 즐겁게 음악을 하는 소란이 아닌가.
그래서 그들에게서 위로를 받을 수 있다는 사실은 분명하다.
그들은 공연 내내 찾아와 준 관객들을 웃기고 울리고
아름다운 음악을 들려주고
항상 그곳에 있겠다고 이야기해 주고
힘들 때 와서 쉬었다 가라고 하고
지친 어깨를 다독거려 주며 함께 걸어가자고 한다.
언제까지가 될지는 모르겠지만 가능한 열심히 그들과 잡은 손을 놓지 않고 천천히 걸어가 봐야겠다.  

퍼데 공식 퇴근길

소란과의 즐거운 하루를 마치고 집으로 돌아오는 길은 늘 행복하다.
즐거운 공연 뒤에 느껴지는 이 행복감이 바로 다음을 살아가는 이들에게 큰 힘을 주는 것 같다.
내일도 다음 날도 열심히 나의 자리에서 잘 지내다 다시 만날 날을 기약해 본다.

오늘을 콘서트장에서 가져온 점유물이 많다.
MD( 고민수 플리스 재킷과 FNC 기능이 탑재된 키링 )도 구매했고 면호님이 나눠준 순서지와 소란 집들이 선물 수건과 오리온에서 제공해 준 냠냠 선물 통크와 아이셔젤리 ( 귀여운 스티커도 붙여주는 센스)  바닥에 펼쳐 놓고 기분이 좋다.

퍼데를 가면 주변 가게들과 조인해서 할인도 해 주고 포카도 준다.
크라이 치즈버거 삼성동 매장에서 점심을 먹고 너무 맛있어서 아들을 위해 포장을 했다.
버펄로윙은 내 회식 메뉴로 맥주와 함께 시원하게 한 잔 ~~

퍼펙트데이 11 점유물
공연 후 나만의 회식 - 크라이 치즈버거 소란 세트


드! 디! 어!
소란의 세 개의 공연을 마스터했다.
세 개의 공연을 본 뒤 제일 많이 생각나는 것은 그곳에 있었던 사람들이다.
소란과 스태프, 그리고 소라너 - 이들이 너무 아름다웠다.
서로를 위하는 모습이 느껴지는 공연장이었다.
왜인지는 모르지만 말이다....
그래서 아름다운 사람들과의 만남은 늘 행복하다.
소란의 음악이 그렇고 그곳을 찾아와 즐기는 소라너들도 그렇다.
소란 팬들 그 개인 개인을 알 수는 없지만 공연장에서 행복해하는 표정들과 그들이 공연을 대하는 태도에서도 그것을 느낄 수 있었다.  무엇이든 하나하나를 굉장히 소중하게 생각한다는 것을 말이다.
공연을 보고 마지막 감상평을 사람이 좋다로 끝나는 것이 좀 그렇지만 말이다....  

소란의 세 개의 공연은 각각이 재질이 선명하게 다른 공연들이다.
봄 콘서트는 따뜻했고,
여름 콘서트는 열정적이고 뜨거웠고,
겨울 콘서트는 화려하고 아름다웠다.
세 공연 모두 나에게 행복함을 선물해 주었다.
10대 때 느꼈던 최애에 대한 설렘과 공연장의 젊음의 열기 그리고 공연을 하고 있는 이들의 열정이 중년이 된 지금 나에게 또 다른 삶의 행복을 느끼게 해 준 공연들이었다.  

여기서 세 개의 공연 중에서 나의 개인 취향을 고르자면 여름 스탠딩 콘서트다!
역시 공연은 뛰어야 맛이지 ㅋㅋㅋ
아마 올해도 시간이 되면 많은 소란의 공연을 찾아갈 것 같다.
늘 같은 자리에 있어 준다면 좋겠고  
언제든지 찾아가서 함께 할 수 있었으면 좋겠고
항상 건강하고 행복하게 음악을 해 주었으면 너무 좋겠다.

소중한 기억을 모두 담아.....